나지금여기에서
땡스기빙날 아침 10키로 달리기대회 참석하고 왔습니다. 본문
세상살이 이리저리 정신없이 살고 잇었지요.
그러다가 우연찮게 사사세 회원 Sunny님 소개로 10키로 달리기 사이트를 봤습니다.
달린다는것... 같이 달려본다는것에 끌려서 바로 신청했습니다.
그때가 한달 조금 넘었을때였죠 아마.
마음은 지난번 한국 다녀오고 난뒤...술도 거진 끊었지... 운동만 조금 신경쓰면 할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들과 같이 하면 더 좋은 시간이 되겠다 싶어서..
두 자녀에게 이야기 하고 동의를 받아서 모두 신청을 하고 기다린것이 바로 오늘입니다.
매일아침 인근 YMCA에 가서 졸린눈을 부비면서 30분씩 쓰레드밀로 운동을 했습니다.
매일 아침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이런저런 이유로 건너뛰어지기가 일쑤였고..
최근 1주일은 거진 나가지 못했지요.
슬슬 걱정.
급기야는 오늘 아침... 새벽 6시에 출발을 해야 되는데..
그만 밤에 5번이나 잠을 깻다 다시 잤다는것 아닙니까.
긴장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뛰다가 못뛰면 어떡하지... 뭐 별일 있겠나 뛰다가 못뛰면 걸어가면 되겠지 뭐... ^^
생각은 그리 하면서도... 마음은 영 개운치 않았습니다.
내 몸이 과연 뛰어줄까.. 견뎌줄까.
애초부터 달리기를 좋아하는 딸아이는 이번에 데리고 와서 보니...
한쪽 발 엄지발가락에 종양이 생겨 엉망이었습니다.
왜 그지경까지 놔두었냐고 그랬더니... 도저히 시간이 없어서 병원에 가 볼 엄두도 못냈다는것입니다.
인근 병원에 긴급으로 예약을 해서 소독을 하고.. 항생제 처방을 받아서 먹기 시작토록 했습니다.
아빠가 실망할까봐서 말은 안했는데... 뛰기가 힘들겠답니다. ^^
그래 그럼 다음에 같이 하자.
어제는 열두시간 걸려, 타주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들놈을 데리고 왔습니다.
데리고 오면서 어디 연습 좀 했니 라고 물으니...
가볍게 말하는것이 시간없어 연습 못했답니다. 그러면서 문제는 없다네요 ㅎ~
문제가 없기는... 그래도 10키로면 만만한 거리가 아닌데...
준비 하나도 안했다는 아들을 걱정스럽게 데리고, 아내랑 같이 새벽에 집을 나섰습니다.
+++
많이들 모였더군요.
어제까지 한 몇일 비오고 바람불고 꾸물했던 날씨가 오늘은 완전히 쾌청 그자체.
주최측에 신고하고... 기념 티셔츠와 시간측정용 전자칩을 받고...
흥겨운 음악에 맞춰 흔들흔들 춤을 추며 몸을 푸는 사람들.
그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문득 뒤에서 아는척이 있어 돌아다 보니 우리 사사세 멋쟁이 Sunny님이 밝게 웃으면서 인사를 하더군요.
세상 살면서 군중속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다는것 좋더만요.
반갑게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사진 한장을 같이 박았습니다. Before사진.
낭중에 After사진을 다시 찍기로 하고 출발선으로 향햇습니다.
+++
뛰면서 들었던 이런 저런 생각들....
그렇지... 세상은 뛰는사람과 구경하는 사람으로 나뉘지.. 구경꾼은 구경꾼. 나는 지금 뛴다. 하늘은 파랗고 햇살은 눈부신 지금.
혼자 사는것 같아도 봐라... 보이지 않니. 우리 이렇게 인생에서 뜀박질 하고 있단다. 누구는 좀 빨리 뛰고.. 누구는 좀 늦게 뛰고.. 이렇게 가는것. 재잘거리던 소란이 점차 조용해진다. 숨소리만 들린다.
참가하는 가족을 격려하는 작은 사인판 하나... 길가에 꽂혀있는 사인판 하나가 눈에 띈다... 격려를 받는것은 좋아. 굳이 나를 향한것이 아니드라도. 쌩큐라고 사인판을 향해 소리지르니 아들놈이 옆에서.. 누구한테 생큐라고 그랬어요? ^^
구불구불 주택가를 지나가게 하더니... 가파른 언덕길이 계속된다. 거진 올랐다 싶었는데 다시 시작되는 오르막. 그래봣자다... 분명히 내리막길 나온다. 견뎌라
하나 둘 밖으로 나가서 걷는 사람이 보인다. 그래도 나는 달린다. 내가 지금 할일은 해오던데로 한 발자국씩 내딛는것.
앞에서 달리는 사람이 방해가 된다. 탓하지 않는다. 그도 지금 같이 뛰고 있는것을. 건드리지 마라. 비켜가면 된다. 그러고 보니 많은 사람이 나를 비켜 앞서간다. 신경쓰지마라. 그들의 페이스다. 따라잡고 싶어도 안될때 있다.
물을 나눠주는 곳에서... 나는 손을 내밀고... 컵을 잡은 이는 저쪽에서 손을 내민다. 눈이 마주치면서... 뛰면서 물한잔을 받는다. 감사.
이런 저런 끊임없이 들어지는 생각...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지금?... 뛰어라... 쓸데없는 생각말고 뛰어라 지금은.
곁에 아들놈이 같이 뛴다. 어쭈 제법이네... 뛰다가 힘들면 걸으라 했는데. 그래도 곁에 잇어주니까... 힘이 나.. 열심히 살아야 한다 아들아. 쉽지 않은 세상살이. 미리 미리 준비하면서... 밝게 힘차게 즐겁게... 잘 살그라.
점점 무거워지는 몸. 가빠지는 숨. 더 빨리 뛸수 있어? 내 몸을 내가 안다. 그저 스테디하게 이렇게 가고 있음에 감사.
봐라.. 뛰다보니 보이잔니. 저기 휘니쉬 라인. 아들놈에게 말한다. 바로 저기가 고지인데 여기서 멈출순 없지 ^^
먼저 출발햇던 Sunny님이 나타나서 같이 뛰어준다. 아무렇지도 않으시네요 씰바님. 유강님이 저쪽에서 사진찍어 주셨어요. 물도 주시구요. 힘내세요~ ^^ 아무렇지도 않기는 ㅎ~ 거진 쓰러질 판이구만. 그래도야... 신난다. 이번에 이거.. 완주를 하나보네. 신난다.
피니쉬 라인 통과. 그려. 해냇다. ^____________^ 같이 해준 아들놈과 허그... 애썻다. 저쪽에서 아내가 웃으며 손을 흔든다. 브라보..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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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니 10시반쯤.
샤워하고 옷갈아입고 나니 마음이 편해.
가족에게 던집니다. 다음에는 온식구가 모두 같이 뛰면 어떨까..... 만장일치 오케이..^^
그려~ 같이 해보자.
같이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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