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16 22:41 나의 그리스식 웨딩... 비데오 보고~

나의 그리스식 웨딩... 비데오 보고~
한참 단풍이 좋드니.. 이제는 거의~ 잎을 모두 떨구었습니다. 비가 한 차례 내린뒤로는 어제 오늘 기온도 뚝 떨어졌습니다. 이제부터는 가을끝 겨울 시작일터인데.... 도비 가족분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계신지요^^

+++

엊저녁에는 아이들과 비디오 한편을 보았습니다. 제목이 뭐랬드라... 나의 그리스식 웨딩이라는 영화였습니다. 미국영화구요... 대강 줄거리는 그리스이민자 가족의 통통한(^^) 처녀가 잘생긴 미국머슴아한테 한눈에 뿅~ 갔다는것이었는데...

그전에는 겉치장에 무심했던 처녀..... 눈에 꽁깍지가 씌워진뒤로.... 자기 외모에 신경을 쓰기시작했고... 그렇게 해서 이뻐진후에 그 남자랑 눈이 맞아 데이트에 들어갔는데... 신랑댁은 외아들에 달랑 엄마,아빠인데... 신부댁은 민족성 강하고 수다스러운 대가족이라는것... 서로 문화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양가 합의로 성대하고... 행복한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해피엔딩 영화였습니다. 중간중간 코믹한 부분이 여럿있어... 온가족이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코믹한 영화였습니다만... 몇가지 눈에 띄는 대목...

그중 제일 큰것이... 나도 미국에 가면... 저들처럼... 내 조국 한국에 대해 자랑스럽게... 내 자녀들에게 이야기 할 문화적 자부심이 있는가라는 것이었어요. 그리스 아빠는 딸애와 가족들에게 말만 시작하면... 모든 영어단어는 그리스어로부터 파생된것이라는 일장 설교를 하는 대목이 여러번 나오는데.... 어차피 영어라는것이... 그쪽계통의 언어일테니까... 저희 경우는 아닐터이구요... 서양아이들이 알아주거나 알아주지 않거나 상관없이도... 내 자녀들에게 내가 전해주어야 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라는 것을 생각하게 만들더라구요.
<이야기해보았자.. 아이들한테는... 잔소리라는 소릴 듣겠지만요^^>

+++

미국을 가리켜서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라고... 그래서 미국은 다양한 문화를 녹여내는 melting pot 이라는 말이 있다는데요... 또 다른 표현으로는 미국사회가 샐러드사회라고도 한다면서요? 한데 녹아서... 스프가 된다기 보다는... 하나의 음식이지만... 살펴보고 씹어보면... 야채는 야채대로.. 과일은 과일대로 제 맛과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시간나면 우리네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일가견이 있는 사람을 찾아.... 어떻게 살아왔는지 들어보고...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참... 바삐.... 척박한 환경에서 용케 기죽지 않고 살아온 것은... 같은데... 살기만 했지... 머릿속은 웬지 메말라 있다는 생각이... 들어지드라구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발견하고 그것을 키워온 사람이 이제는 귀하게 생각되는것입니다.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고 있으면 행복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

생각다보니... 정말 그러내요. 바쁘게만 살았든것 같습니다. 미국간다 하고 생각하니 이제사 철이드는것인가 ^^ 좋은사람도 만나고... 좋은책도 찾아 읽는 시간 만들고... 아직 고요히 역사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그런곳이면... 시간내서 맘먹고 찾아 나서는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집니다.... 앞으로는 그렇게 살아보고 싶은데... 애써볼 일입니다. ^^

---

hshstar77: 씰바님 홧팅~!!  -[11/17-16:00]-

---

씰바: ^^ 저만의 이야기는 아닐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hshstar77님도... 좀 돌아보며.. 여유 찾아가면서... 한걸음씩 같이 가요...
     
     날이 많이 차졌는데... 올겨울... 살아서 넘겨야죠~ 여러분 모두 화이팅......   -[11/17-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