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금여기에서
2003-10-03 22:46 개천절 단상 .... 나는 간다. 본문
개천절 단상 .... 나는 간다.
초등학교5학년 아이가 자전거를 탑니다. 학교 과외활동중에 자전거동아리에 4학년때부터 가입하여 올해가 2년째입니다. 여름방학때는 전라도 새만금까지 360키로미터를 달려갔다 오기까지 한.. 제법 베터랑입니다. 오늘은 개천절 휴일... 올해 마지막 행사로 학교 자전거 동아리가 학부모들이랑 같이... 천진암까지 자전거 하이킹이 있었고... 저는 내일부터 중간고사인 고1 딸아이만 집에 놔두고.. 와이프랑 같이 참가하여 다녀왔습니다. 신림동에서 신림사거리로-봉천사거리-사당사거리-남태령고개-저쪽 강남쪽으로 가다가.. 헌인릉있는 길로해서-성남-남한산성-그리고.... -천진암까지.. 그리고 복귀... 왕복 120키로미터쯤 되는 모양이었습니다. 아이들 15명에 지도교사 2명... 자전거를 타는 아빠들... 그리고 서포터^^.. 엄마들... 한참 행렬을 이루어 다녀왔습니다. 아침 7시에 출발해서 저녁 5시반에 복귀했으니.. 중간에 잠깐잠깐 휴식과 식사를 제외하면.. 얼마나 탄것일까요... 초등4-6학년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들... 그리고 아빠들.. 열심히 모두 완주...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조금은 쌀쌀타 싶을정도로.. 퀘청한 가을 한 날. 파란하늘과... 산 능선위의 초록 나무들... 그 경계가... 너무 깨끗했고... 또 근사한 여러 풍광들.. 멋진 날이었습니다. 주로 남한산성... 양방향에서 올라갈 때... 차량흐름을 막았던 관계로... 뒤따르던.. 차량들의 항의를 받기는 했지만... ^^ 멋진 하루였습니다. 오며 가며... 여러생각들을 했는데... 여러생각 모두... 모두를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만.... 다 할 수는 없겠고요... 그중 한가지입니다...
천진암... 한국 천주교에 있어 중요한 성지입니다.... 조선조말.. 실학자로 유명한.. 다산 정약용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 형님되시는 분이 정약종이라는 분이신데... 그 분을 포함해서 5명이... 신부도 없는 상태에서.. 평신도 신분으로 천주신앙을... 이땅에 받아내신 분들의 묘소가 있는 곳입니다. 지금은... 한국 천주교의 대표... 성전을 건립중인데... 1-2년에 후딱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무슨 성당처럼.. 한 100여년에 걸쳐 지어보겠다고.. 천천히 일하고 있는 뜻깊은 곳입니다. 그곳이 오늘 하이킹의 목적지였고... 거기서 점심을 먹었는데요...
점심후에... 아빠들... 몇분이서.. 담소하는 내용중에 이런 이야기가 너무 제 가슴을 찔러 오는거예요...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송두율교수... 공산당.... 기자회견을 보았는데... 말을 참 교묘하게 잘하드라... 무슨 내용인지 모호하게... 그런데... 공산주의 교육을 받은자들이.. 대개 말을 잘해... 혼내주어야 하는데... 지금 청와대부터... 그쪽 코드니... 그것이 잘 되겠어... 뭐 이런식의 이야기 였습니다.... 나이는 제 또래고... 사업도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운영하시고... 아이들 교육에 열심이셨던 분이시기에... 평소 좋아하고 친근하게 대했던 분에게서 그런 말을 들은겝니다. 물론... 제 생각과는 많이 다른 관점인데요... 가만히 듣고는 씨익 웃기만 했습니다. 이런주제로 서로다른 대화... 잘 안되거등요... 잘하면 쌈나고... 감정 다친적이 어디 한두번이어야지 말입니다^^.
송두율 교수... 어떤 사람인지.. 잘은 모릅니다.... 몇주전에 한국방송에서... “한국사회를 말한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해외 망명객들에 대한 꼭지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인상적으로 시청하면서.. 송교수라는 사람에 대해서 새롭게 할 수가 있었지요. 온다 못온다... 체포영장발부... 입국... 그리고는 국정원조사... 일부 조사결과 언론발표... 당사자의 소견발표....
소견발표문의 첫부분에 이런 말을 했더군요... “양심을 걸고... ” 그러면서.. 했던 기자회견문을 어제 읽어보았었습니다... 조선,동아,중앙일보등... 신문언론이 송교수의 노동당 입당등 관련기사로 엄청... 비판 시작했다는것도... 알게 되었구요... 이제 송두율 한사람과... 그를 초청했던 인사와 단체... 소위 양심세력들... 시민사회단체들... 작살나게 생겼습니다.... 아주아주아주... 확실한 호재거리 하나 잡힌셈입니다....
저는... 관용... 받아들임... 아량... 이런 것을 바라는데요... 우리사회는 그것이 잘 안됩니다. 눈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 농간부리는 엉터리 언론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렇지 못함... 불관용에 대한 의견을.. 너무 쉽게... 생활중에서도 발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후유... 일단은 할말없음... 그리고 그냥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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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말하건데...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대강은 알 것 같다는것입니다. 젊었을때는... 어렴풋이 짐작하던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가 들면서... 하나씩 둘씩... 확인하게 된 결과입니다. 내가 나서 자란 이 사회는 심각하게 병들어 있고.. 왜곡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교육받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보고 느낀것들로 해서... 내 조국... 대한민국... 이 산하... 사람들을 사랑하고 귀하게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사랑하고 싶습니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랑받고 싶고요.... 사랑받는 존재로.. 내 몫을 충실하게 하려 애써왔고... 애쓰고 있는데요.... 그런데 말이지요 ^^
이 사회의 주류는... 이 사회의 오피년 리더들은... 내가 생각하는것과 너무나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나를 괴롭게 합니다. 독설을 퍼부어 대는자가.. 다수요... 도덕교과서에서 배운대로 말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이고... 그들은 소수라는 이유로 방어에 급급하며 가슴 아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안마다... 내 생각과 다른 견해가 있을수 있다는 것을 물론 인정합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힘있는(^^) 다수의 견해라는 것이... 너무 일방적이고... 단편적이며... 무책임하고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될때... 거의 좌절입니다.
좌절이라는 단어마저 떠올리는 이유는... 그들이 가진 기득권과 뿌리가 너무 공고하다는 것을 어느정도는 인식해서입니다. 이럴때 제가 할수 있는 일은.... 그들의 영악하고... 사악한 시선과 언사에 맞닥트리지 않고 싶다는 소망... 할수있다면.. 뉴스도 보고 싶지 않고... 신문도 읽고 싶지 않은 기분인데요...
너무나 현실적인 속담 하나 있습니다.^^ 중이 절 싫으면... 절을 떠나야 한다라는 속담입니다. 이 구조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어딘들... 모순이 없겠습니까만은... 조금이라도 더 합리적이고... 관용적인 사회가 있다면.... 그 사회로 내 두 아이를... 보내서... 숨쉬게 해주고 싶다는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간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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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풀이. 삼겹살에... 쏘주한잔씩들 나누고 돌아와.. 샤워한뒤... 사과한쪽 씹는중에... 9시 저녁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뉴스가... 송교수 이야기입니다. 몇꼭지 지나고 난뒤에... 노무현 대통령의 간담회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사회가 <<원숙하게 처리>>해 줄 것을 바란다고 그러는군요... 원숙이라^^ 원숙할수 있을만큼 교육받은 사람들... 원숙할수 있을만큼 경력을 갖은... 그래서 원숙해야 할 계층이... 작심하고... 성토를 하고 있으니...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 성토로.. 가슴이 찢어지고.. 상처받는 사람들에 대한... 염려... 이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주어야 할까요...
그나저나... 천진암 성지로 아이들과 함께한 오늘 자전거 하이킹... 좋았습니다... 천진암에서 보았던.. 십자가 옆의 보라색 들국화 꽂들.. 그 곁의 투명한 가을하늘과 바람... 좋았습니다... 그 꿈 다시 꾸면서... 이제 잠... 잘랍니다... 여러분도 모두 편안히...
koala386: 씰바님의 글에 두번째 댓글을답니다.
첫번째도 그랫고 두번째도그렇습니다만, 매우 닮은 생각을하고잇다고 느껴지는군요. 코드?가 같다고말하나요 이런걸? 그렇지만 그 코드란 말을 가장싫어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11월중 渡美할 자입니다. 기회가된다면 소주한잔 하면 좋겟군요. -[10/04-12:43]-
씰바: ^^ 기쁘군요... 제가 쓴 글을 읽고 닮은 생각이라고 해 주심이... 좋습니다.
11월 도미.. 매사 잘 되시길 기도 드리겠습니다. ㅎㅎ 쏘주 한잔.. 말씀만으로 마음 다시 넉넉해졌답니다....
thanks ^^ -[10/04-13:06]-
chang13400: ^^ 씰바님!! 만나서 반갑습니다....잔잔한 아픔에 가슴이 저립니다..우리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저두 갈 겁니다 ..미국으로...조금이라도 더 합리적이고... 관용적인 사회가 있다면.... -[08/11-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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