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금여기에서
2004-11-24 13:52 마음상한 이야기 본문
마음상한 이야기
무엇보다도 마음상하는 일은 사람에게 실망하는 일인것같습니다.
제가 매일 아침이면 하는 인사가 사무실을 깨끗이 청소를 해주시는 아주머니와의 인사였습니다. 그분은 제가 그곳으로 가기전부터 계셨던 분으로 3년4개월을 일하셨다고하더군요. 물론 정규직이 아니고 일용직으로 근무하셨고 급여 역시 적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일하시는것같았고 직원들도 그분에게 매우 조심스럽게 대하는것같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조금만 섭섭한 일이 있어도 잘 우시는 분이였기때문입니다.
지난 추석때, 그분과 관련한 조금은 황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강사선생님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드리기위해 일이만원짜리 비누선물세트를 20여개 사다놓았고 직원들을 위해서는 예산의 범위내에서 문화상품권을 준비해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법인에서 주는 작은 햄선물세트를 하나 얻었었지요. (제가 있는 곳은 예산이 늘 부족한 비영리조직이기깨문에 가난합니다)
상품권으로, 선물셋트로 빈약하지만 넉넉한 나눔을 가지고 마음만은 흐뭇하게 퇴근을 준비하는데 직원 한사람이 들어와 그러더군요. 아주머니가 선물을 쌓아놓고도( 강사선생님들과봉사자들에게 미처 다 드리지못한 선물셋트) 자신에게는 주지않아 많이 섭섭해한다고...
황당하면서도 그렇게 생각했을수도 있겠다싶어 직원에게 제몫의 선물세트를 들려주며 아주머니 갖다드리고 잘 설명해드리라구요.. 그러고는 퇴근했었습니다.
그러나 (공치사를 받자는 것은 아니나 )그 후 말 한마디 없으셨고 얼마지나지않아서 일주일을 남겨두고 그만두겠다고 그러셨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그것도 그러려니하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한두달이 지나고나서 그럽니다. 퇴직금을 달라구요.
물론 아무리 일용직이고 하루에 대여섯시간일을 해도, 그리고 그렇게 계약서를 썼어도 일년이상 일했으면 퇴직금을 주어야한다는것은 압니다. 하지만 한두번 전화해보고 저희의 반응이 긍정적이지않으니 곧바로 노동사무소에 접수를 시켰습니다. 법적 강제력을 동원해서라도 기필코 받아내겠다구요.
그러는 과정에서 제가 마음이 많이 상했습니다.
협상하는중에 꼭 이렇게하셔야겠냐고 하니 당연한 것인데 왜그러느냐고 오히려 역정입니다.
주기로했습니다. 다른 예산을 전용해서라도 주어야한답니다.
실수를 했다면 기관이 그분을 채용할때 정규직으로해서 퇴직적립을 해오지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냥 쉽게 생각한것이지요.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그러면서도 들어지는 생각이 있습니다.
법이란 관례나 상식으로 해결이 되지않을때 적용되는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규직이 아니라서 오히려 식비나 (정규직에게는 식비를 부담시키거든요), 시간배려 등 할수있는 배려는 다 해드렸는데도 그 분은 그것은 전혀 생각을 못하는군요.
직원들이 깜짝 생일잔치를 해드리느라고 복도에서 생일케익상을 준비한것을 청소하는 자신을 무시해서 그런것이라고 그러시는데 그만 할말이 없었습니다.
다시한번 생각했습니다.
모든것을 원칙에 의해 진행해야한다는것을..
그리고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내맘같지않다는것을...
ever5710: 마음이 편치않으시겠어요. 너무 오래 마음두지마세요. 그런 사람들도 있는거지요.
모든 사람들이 내맘같진않다는 걸 알지만, 아마 전과 같은 마음으로 대하실것 같네요...
두번다시 마주하고싶지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아마 내맘과 비슷한 이들이 더 많을겁니다. 마음과 마음으로 통하는 그런 사람들 말입니다...
-[11/24-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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