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금여기에서

2005/03/22 출발 일주일전. 본문

USA - 이민 준비

2005/03/22 출발 일주일전.

씰바 2010. 2. 10. 11:50

2005/03/22 출발 일주일전.
지난 9일날 짐을 보냈지요.

버릴것 버리고 새로 살것 사고... 나름대로는 준비한다 했지만... 정작으로 짐 싣는 날이 되니... 이것 저것 생각없이 몽땅 때려넣게 되고.... 그렇게 되어지더군요.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부피가 많이 나왔드랬습니다. 금액은 계획보다 오바지만... 짐을 꾸리는 과정에서 걱정했던것보다는 성의있게들 일해주어서 다행스러웠습니다.

오늘 선하증권을 받았는데... 15일 출항했고... 뉴욕항에 4/9일쯤 도착한다고 되어있었습니다. 통관과 배달은 그때로부터 한 20일정도 더 걸린다고 하니 4월말쯤 배달이 될것 같고... 꼬박 한달은 덩그란 아파트에서 또 캠핑생활을 해야 할것 같습니다.

캠핑이면 또 어떨까요... 정말 캠핑처럼 한달쯤 한것지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지네요. 인터뷰 하고 난뒤부터 지난 한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참 정신없고 힘들게 지난것 같습니다. 아내말이... 한달쯤... 차분하게 좀 쉬고 싶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말입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한국에서 마지막 가족여행을 했습니다.
김포서 제주로 가서 서귀포에서 일박하고... 그다음날... 제주에서 부산 김해를 거쳐 경주 보문단지 유스호스텔에서 일박하고.... 이리 저리 경주시내와 근교를 구경타가.. 밤 기차로 서울에 돌아왔습니다.

추억만들기 여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떠났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추억은 무슨... 짧은기간... 가족과 함께 움직였다는 그 사실 자체가 중요했습니다.

몇 번이고 아이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여지껏도 그랫지만... 앞으로도 세상을 살면서 가족을 잊지말고... 서로 챙기며 살도록 하자고 일렀습니다. 여행처럼 같이 가는것이 가족이라고요.

어제는 70을 훨씬 넘기신 부모님이 중국으로 가시는것을 환송했습니다.
한 3-4년전쯤... 동생이 하는일이 잘못되어 결국 빚잔치를 하셔야 했고... 오도 가도 어려웠던때가 있엇습니다. 작은 집을 하나 얻어서 기거토록 하셨고... 꼬박꼬박 매달 얼마씩을 지원해드렸는데... 그것을 두고 그렇게 감사(^^)를 하시더군요.

다행히 중국에서 사업을 다시 일으킨 동생이 요즘 조금씩 상황이 나아진다는 소식을 듣고는... 제가 미국으로 건너가는 때와 맞추어서 동생네로 가시게 한것입니다.

걱정은 늬네들인데... 가서 무리하지 말고 건강 유의하며 화목하게 살라 울먹이시는 부모님을 꼬옥 한번 안아들이고 환송을 했드랫습니다.

부모님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가족을 아끼고 지켜봐주던 많은 분들과 술한잔 걸치면서 또는 전화나 메일로 인사를 햇지요. 아무리 인터넷이 확산되고... 메센저로 메일로 근황을 묻고 확인할수 있지만... 그래도 이민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는 독특했습니다.  

오늘은 하하... 아내가 끌고 다니던 작은 차를 팔앗습니다.
아침이면 아이들 학교 실어나르고, 가끔씩 야외로도 나가고... 때로는 출퇴근을 하고 그렇게 발처럼 사용하던 차였습니다. 막상 가족 아닌 낳선 사람이 운전을 해서 저만치로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것도 참... 기분이 섭섭하더군요.
정작으로 차가 딱 없어지니... 워매 불편한것... ^^

이제 28일 지금 살고 잇는 집에 전세입자가 이사 들어오고...
잔금 받고 그날 오후에 인천공항 게스트 하우스로 떠나면 됩니다.
4인가족 1박에 8만원을 이야기 하더군요. 거기서 하루 묵고... 그리고는 29일 출국입니다.

+++
내 나이 마흔일곱. 두아이 건실하게 키우고 있었고... 집한채 차한대... 어디가서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살수 있는 정도면... 안정적으로 살고 있다고 이야기 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럭저럭... 이땅에서 사는데 문제 없을것 같은 저희 가족이 이민을 결정했고.. 이제 갑니다.

사연도 많고 생각도 많아서 내린 결정입니다만... 정작으로 비행기 타는 시간이 가까이 다가오니 만감이 교차를 합니다.

우선은 이땅에서... 내 나이가.. 그동안은 나를 위해 살았다면... 앞으로는 이웃을 위해 살아야 되는 나이 아니겠습니까. 뭔가 사회적으로 보람된 일을 하면서 그동안의 경험을 나누어야 할 터인데... 그것을 하지 않고 훌쩍 떠난다는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 지금 뿐이겠습니까. 언제라도 때가 되고.. 기회가 되면 베풀수 있을일이고.... 저 땅에 건너가서도 열심히 해서... 그럴수 있게 되는 날을 만들어야겠지요.

미국이라는 사회. 크레딧 사회라는데 크레딧 제로상태로 들어가는것 아닙니까. 이제부터 다시 시작인셈인데... 말은 어눌하지요... 재산은 많지 않고... 손과 발에 힘이 부치니.... 이제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 갑자기 그리고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과연 제대로 해 낼수 있을까요.

부딛혀 볼일입니다.
해 낼수 있을지... 해 내지 못하고 쓰러지고 자포자기 할지는 두고봐야 될터.
그저 최선을 다하겠노라는 다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되... 특별히 웃음과 미소를 잃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삶을 조급하게  생각치 않고 여유있게 바라보도록 애쓰겠다는 다짐. ^^
자~ 정말 이제 부딪혀 볼 일입니다. 아자 !!